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한한담에세이

[천안 성불사]내게 사랑은 언제나 마지막이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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내게 사랑은 언제나 마지막이었다.


나의 사랑도 절정으로 치달아 여름이 여름답고

꽃이 꽃다웠지만 저무는 나무 그림자 사이로 오는 저녁처럼

어둠도 어둠에 지쳐 아침을 기다린다

나를 따르는 풍경이며 말들이 나의 눈빛에 물들어 아름다웠을지라도

그 역시 내게 태어나고 싶지 않았을 것이네

어두운 겨울 얼음도 문을 닫고는 언 자신에게 눈독 들이는 겨울

내게 사랑을 베푼 것이 사랑 때문만이 아니라

내게서 뿜어대는 두려움 때문이라는 것도 아네

내게 사랑이라고 가르친 많은 것들이 지쳐 돌아가

남은 온기로 몸을 녹이고 있는 밤

나는 작별이 풍기는 향기에 감겨 커튼을 젖히고는 

밖에다 사그러지는 나를 훤히 내놓네 이렇게 죽을 수도 있고

이렇게 살 수도 있다고


-박주택(왜 사랑하느냐고 묻거든 中 )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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